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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오, 여성대통령 시기상조론 수정해야
JUNE 20, 2012 05:42
새누리당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재오 의원이 통일 후라면 몰라도 국방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의 리더십은 시기가 이르다고 말했다. 누가 봐도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말로서, 자질과 의식 수준을 의심케 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다. 분단국가의 대통령 자격 기준은 남자냐 여자냐가 아니라 군 최고통수권자에 적합한 안보관과 통찰력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과 결단력을 가졌느냐가 돼야 한다.

남자라고 해서 모두 안보관이 확고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역대 대통령을 보면 알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원칙 없는 대북 퍼주기는 북한 정권의 제네바 핵동결 합의 준수를 이끌어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을 지원해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암 덩어리를 키운 꼴이 됐다. 김 전 대통령의 안이한 안보관은 군에 영향을 미쳐 2002년 제2차 연평해전에서는 북한의 고의적 도발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묵살해 해군 장병 6명을 희생시키는 비극을 초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6년 7월 5일 새벽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했는데도 새벽부터 호들갑을 떨며 안보회의를 소집해 김정일 정권을 자극할 필요가 있느냐며 늑장 대응했다. 석 달 뒤인 10월 9일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우리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다고 딴소리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떤가. 원론으로는 안보를 강조했지만 저들이 우리를 칠 수 있겠어?라며 북을 가볍게 보다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당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여성지도자도 훌륭한 군 최고통수권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는 전투에 참가한 적도, 국방장관을 해본 적도 없지만 포클랜드 전쟁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총리 이래 가장 강력한 군사적 리더십을 발휘했다. 안보는 대통령 혼자가 아니라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국가 시스템이 감당하는 것이다.

과거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구도에서 2006년 9월까지만 해도 박 전 위원장이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을 앞섰다. 그해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으로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이 대통령이 지지율에서 역전했다. 이 의원이 그때 재미 본 추억을 되살려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려 했다면 치졸한 수법이다.

대한민국 안보를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대선 후보의 성별이 아니라 안보관을 먼저 물어야 한다. 이 질문에 이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대선주자들은 동등한 입장에서 답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 후계 그룹의 문재인 김두관, 김 전 대통령의 계승자임을 자처한 손학규, 그리고 출마 연막을 걷지 않고 있는 안철수 등 야권 대선주자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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