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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교황 뽑는 자리, 반전의 결과는?

Posted January. 27, 2018 08:51,   

Updated January. 27, 201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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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일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당선을 놓고 숨 가쁜 접전이 벌어지는 선거 역시 그렇다.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는 이 두 가지 요소가 완벽히 결합돼 있다.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된 ‘에니그마’ ‘아크 엔젤’을 비롯해 ‘폼페이’ ‘임페리움’ 등으로 유명한 저자의 선택은 이번에도 영리했다.

 교황이 선종하자 전 세계에서 온 추기경 118명이 바티칸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비밀 회의를 시작한다. 냉정하고 지적인 진보주의자 벨리니 추기경(이탈리아인), 다양성을 중시하는 아데예미 추기경(나이지리아인), 행사 때 라틴어 사용을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수주의자 테데스코 추기경(이탈리아인), 두뇌 회전이 빠르고 언론 매체를 잘 활용하는 트랑블레 추기경(프랑스계 캐나다인)이 유력한 후보로 부상한다.

 선출 과정은 엄숙하게 진행되지만 추기경들도 인간이다. 출신 대륙별, 이념 성향별로 특정 추기경을 지지하는 집단이 형성된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의미심장하게 해석된다. 선종한 교황의 빡빡한 일정을 모두 공개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젊은 추기경을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콘클라베 관리 임무를 맡은 로멜리 추기경이 준비한 기도문 대신 즉석에서 감명 깊은 기도를 올리자 교황을 꿈꾼다는 말이 퍼진다.

 투표가 거듭되고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마다 긴장감이 고조된다. 후보군의 범위가 좁혀지는 듯하지만 돌발 변수가 터져 나오고, 순위는 요동치기 시작한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는 궁금증을 자아내며 결말을 확인하게 만든다.   

 소설이지만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콘클라베의 전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해 비밀의 공간을 엿보는 듯한 재미도 쏠쏠하다. 어떤 체격의 교황이 선출될지 알 수 없기에 교황용 제의와 어깨 망토를 대, 중, 소 세 가지로 준비하고 단화도 사이즈별로 10여 개를 갖춰놓는다는 것. 더불어 종교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며 믿음과 실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