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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믹스더블

Posted February. 08, 2018 08:54,   

Updated February. 08, 20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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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는 철저히 비즈니스 파트너예요. 컬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정색한 채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마저 닮았다. 7일 오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첫 공식훈련을 마친 컬링 믹스더블의 이기정(23)과 장혜지(21·이상 경북체육회)는 쉴 틈 없이 토닥토닥 서로에게 장난을 쳤다. 새로 지급된 유니폼의 팔뚝이 두꺼워 보인다는 장혜지의 농담 섞인 투정에 이기정은 “원래부터 이만했다”며 맞받아쳤다. 장혜지가 “팀에서 소녀 감성을 맡고 있다”고 하자 이기정은 웃음을 참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개구쟁이 친남매를 떠올리게 했다.

 농담마저 척척 죽이 맞는 이기정과 장혜지는 평창 겨울올림픽 한국선수단의 선봉에 선다. 개회식(9일) 하루 전날인 8일 오전 9시 5분 강릉컬링센터에서 한국선수단 중 처음으로 경기를 치른다. 한국과 핀란드를 포함해 4경기가 이번 대회 전체 첫 경기다. 장혜지는 “마지막이었으면 오히려 부담스러웠을 텐데 처음이라 마음이 편하다. 준비한 게 있으니 올림픽을 기다리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당시 대회 나흘째 시작했던 컬링 일정이 이처럼 앞당겨진 건 믹스더블 종목이 새로 추가되면서다. 예선에서 모든 참가국이 한 번씩 맞대결하다 보니 공식 개막에 앞서 경기를 치르게 됐다. 총 4명이 경기를 하는 남녀 컬링과 달리 믹스더블은 남녀 1명씩 2명이 짝을 이룬다. 엔드도 10엔드에서 8엔드로 줄었고, 엔드당 한 팀이 던지는 스톤도 8개가 아닌 5개다.

 그동안 강릉센터의 부실기공, 대한컬링경기연맹의 관리단체 지정 등의 문제로 가슴앓이를 했던 대표팀은 한국 컬링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다짐하고 있다. 이기정은 “선수들끼리는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에서 컬링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껴요. 미래를 위해서라도 꼭 세 팀(남, 여, 믹스더블) 중에서 하나라도 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이기정은 남자 대표팀 이기복(23)의 쌍둥이 동생이다.

 한국 믹스더블은 11일까지 총 예선 7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랭킹이 낮은 첫 4경기에서 최대한 승수를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이기정은 “오전, 오후 2경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겠지만 시차 적응을 해야 하는 상대보다 우리가 낫다고 봐요. 상대에게 부족한 젊음과 패기가 우리에겐 있습니다”라고 이를 악물었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