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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에 올림픽 진출한 한국 아이스댄스 민유라-겜린 조

16년만에 올림픽 진출한 한국 아이스댄스 민유라-겜린 조

Posted January. 11, 2018 08:10,   

Updated January. 11, 201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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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랑∼아리랑∼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민유라(23)와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팀을 구성해 활동 중인 겜린 알렉산더(25)는 또박또박 박자에 맞춰 아리랑을 불렀다. 민유라-겜린 조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프리댄스 배경음악으로 가수 소향의 ‘홀로 아리랑’을 사용한다. 이들은 음악에 맞춰 개량한복을 입고 연기를 펼친다.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겜린은 지난해 7월 법무부의 특별귀화 심사를 통과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미국 이름은 알렉산더 개믈린(Alexander Gamelin)이지만 그의 한국 여권과 주민등록증에 적힌 한국 이름은 ‘겜린 알렉산더’다.

 6일 서울 강서구 골든서울호텔에서 만난 겜린은 “아리랑의 다양한 버전을 매일 듣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리랑을 처음 들었을 때는 한(恨)이 담긴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반복해서 듣다보니 슬픔 끝에 다가올 희망을 얘기하는 곡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희망을 전달할 수 있는 멋진 연기를 펼쳐 한국에도 아이스댄스 팀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민유라-겜린 조가 평창 무대에 오르면서 한국 아이스댄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에 나서게 됐다. 과거 케이팝 등 신나는 곡을 사용했던 민유라와 겜린은 평창에서 한국의 전통 음악을 알리기 위해 아리랑을 선택했다. 민유라는 “코치들은 아리랑이 외국 심판들에게 낯선 곡이기 때문에 (음악을) 바꾸자고 했다. 국제 심판 중에도 곡을 바꿔보라고 조언하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아리랑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 29위인 민유라-겜린 조는 팀 결성 초기인 2015년부터 미국 미시간주 노바이에 위치한 아이스링크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들은 올림픽 피겨 국가대표 1∼3차 선발전에 참가한 유일한 아이스댄스 팀이다. 민유라는 “빙상 훈련(하루 4시간) 외에도 표현력을 키우기 위해 발레와 모던 댄스 수업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손발을 맞춘 지 얼마 안돼 겪은 아찔한 부상을 함께 극복하면서 팀워크가 더 단단해졌다.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의 어깨 위에 올라가 회전하는 리프트 동작을 하다가 민유라가 균형을 잃고 떨어진 것. 민유라는 뇌진탕을 일으켰고, 겜린은 민유라의 스케이트 날에 이마가 찢어졌다. 겜린은 “리프트 동작에 대한 공포심을 떨치기 위해 서커스 수업과 심리 치료를 받았다.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더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서는 겜린은 완벽한 한국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불고기, 김치 등 한국 음식이 너무 맛있다. 한국에 올 때마다 한국음식을 많이 먹기 위해 틈날 때마다 식당을 찾아다닌다”며 웃었다. 그는 “애국가를 부를 때와 공항 입국심사에서 당당히 한국 여권을 내밀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첫 번째 올림픽 목표는 쇼트댄스를 통과하는 것이다. 올림픽 아이스댄스는 24팀이 참가한다. 민유라-겜린 조는 쇼트댄스에서 20위 안에 들어야 프리댄스에 참가해 강릉아이스아레나에 아리랑을 울려 퍼지게 할 수 있다. 민유라와 겜린은 “쇼트댄스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둬 프리댄스에 진출하겠다. 그리고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아리랑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