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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막과 영사기 시대의 종말

Posted July. 15, 2017 10:31,   

Updated July. 15, 20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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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0년대 이탈리아 작은 마을의 소년 토토와 영사기사 알프레도의 우정을 그린 영화 ‘시네마천국’(1988년)은 아름다운 테마곡이 흐르는 마지막 장면으로 유명하다. 훗날 영화감독이 된 토토는 알프레도가 유품으로 전한 필름 뭉치를 돌려보며 눈물을 흘린다. 호기심 많던 어린 시절, 보고는 싶었지만 마을 신부(神父)의 ‘검열’에 잘려 상영되지 못했던 키스신 필름을 알프레도가 일일이 모아 붙여 남겨 둔 것이다.

 ▷영화의 원리는 연속 장면을 촬영한 필름을 빠른 속도로 돌려 강한 빛으로 스크린에 투영하는 것이다. 요즘은 디지털로 제작돼 필름이 없는 영화도 있지만 스크린과 영사기만은 1895년 뤼미에르 형제의 시네마토그래피 발명 이후 변하지 않은 요소다. 투영한 영화가 잘 보이려면 주변은 어두워야 했고 화면은 밝아야 했다. 그래서 영화 초기에는 천에 은이나 알루미늄처럼 반사가 잘되는 금속입자를 발라 스크린으로 썼다. 지금도 인기 영화배우가 은막(銀幕)의 스타로 불리는 유래다.

 ▷영화관은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다. 인간관계의 거리를 4단계로 구분한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사람 사이의 거리가 18인치(약 45.7cm) 이하이면 ‘친밀한 관계’라고 했다. 또 마주 보고 앉을 때보다 시선을 같은 데 두고 나란히 앉을 때 심리적 경계가 쉽게 허물어지기도 한다. 서먹서먹했던 남녀 사이라도 함께 영화를 본 뒤 친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남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어두컴컴한 공간도 연애 분위기를 띄우는 건 물론이다.

 ▷삼성전자가 13일 극장 전용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TV처럼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스크린으로 은막과 영사기가 사라진 새로운 영화 시대를 연 것이다. 영사기 방식보다 훨씬 선명한 데다 불을 환히 켜고도 영화를 볼 수 있단다. 스포츠 중계를 함께 보는 응원 모임이나 어린이용 영화 상영에 쓰일 수 있어 기대하는 사람도 많겠다. 다만 컴컴한 실내에서 한 줄기 빛이 만들어내는 영화관 특유의 낭만이 사라질 것을 생각하면 한구석 아쉬운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