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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주도권 다툼으로 비화하는 美中무역전쟁

G2 주도권 다툼으로 비화하는 美中무역전쟁

Posted April. 05, 2018 08:41,   

Updated April. 05, 201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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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일(현지시간)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5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 1300여 개의 품목을 발표했다. 중국이 2일 미국산 돼지고기 등 128개 품목에 고율관세를 부과하자 예정보다 빨리 보복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발표 이후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결연히 반대하고 조만간 법에 따라 미국산 상품에 동등한 강도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하겠다”며 즉각 반발했다.

 경제 호황기를 맞고 있는 미국이 촉발한 이번 갈등은 경제 위기 속에서 자국 산업과 일자리 보호하려다 발생한 과거의 무역전쟁과는 양상이 다르다. 11월 중간선거를 염두에 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한 선거용 정책으로 축소 해석할 일도 아니다.

 오히려 세계 최대 강대국인 미중이 글로벌 패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과정으로 봐야할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해 10월 19차 당대회에서 2035년까지 미국의 경제력을, 2050년에는 군사력까지 추월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이 이번 사태를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놓고 싸우는 강대국의 갈등으로 봐서는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없다.

 이미 미국의 조야(朝野)는 최근 단순 제조업을 넘어 실리콘밸리가 주도권을 쥔 정보기술(IT) 산업에서도 중국의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와 같은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자 불안감을 느껴왔다. USTR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한 관세부과 대상 역시 ‘중국제조 2025’를 내걸고 중국 정부가 육성중인 반도체와 전기차 등과 같은 최첨단 분야로 중국의 성장세를 꺾어 놓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공세가 거세지면 중국 역시 미국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을 수입하는 대두(大豆)나 자동차와 항공기의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 서로 강력한 카드가 있는 만큼 역설적으로 타협의 여지는 있다. 이번에 USTR이 밝힌 품목의 관세부과 역시 5월에 의견수렴과 공청회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 굴기(屈起)’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여전한 만큼 비슷한 갈등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안보와 경제를 미중에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편을 들 수도 없는 만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와 공조하면서 이번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중국은 벌써부터 한국 등으로부터 받는 부품소재를 국산화하고 내수에서는 토종기업을 키우겠다는 홍색공급망(紅色供給網) 정책을 추진해왔다.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기지로서 한국의 경쟁력은 이미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한국은 오히려 이번 미중 갈등을 고부가가치 기술 경쟁력 확보 등 산업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