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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이벤트’ 매달려 우리 선수 마음에 상처 내선 안 될 것

‘평화 이벤트’ 매달려 우리 선수 마음에 상처 내선 안 될 것

Posted January. 17, 2018 09:45,   

Updated January. 17, 20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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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은 오늘 판문점 남측 구역인 평화의집에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차관급 실무회담을 연다. 15일 남북이 실무접촉을 통해 논의한 북측 예술단 파견 문제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사항을 논의한다. 남북은 이 협의 결과를 토대로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측과 만나 북한의 올림픽 참가 논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올림픽 개막을 3주 앞두고 이뤄지는 오늘 회담에선 북한 방문단의 방한 경로, 체류비 부담, 개회식 공동입장 여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 하나같이 민감한 사안을 다룬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격언이 있듯 합의문에 숨어있는 세부내용 하나하나가 당장 올림픽 과정에서, 이후 남북·국제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제 합의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강릉 공연에도 남측이 ‘편의를 최대한 보장한다’고 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위반 논란을 낳을 소지가 있다. 어떤 형태의 직·간접적 지원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불가피하게 대북제재와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면 한시적 예외조치임을 밝혀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오늘 회담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개회식 공동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문제다.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못 박으면서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홍보하는 이벤트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상징적 효과 못지않게 역효과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북한 선수가 우리 쿼터를 뺏어가는 게 아니라 선수단 규모가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런 논의에 앞서 경기 참여 기회가 줄어들고, 자칫 올림픽 무대를 밟아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시달렸을 우리 선수들의 심리적 혼란을 헤아렸는지는 의문이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그 자체로 핵·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낮춰 세계인들의 불안감을 크게 덜어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평화 올림픽’ 효과에만 너무 기대 남북이 함께하는 이벤트에 급급해선 안 된다. 북한이 대대적인 유화 공세를 펴면서도 한편으로 “잔칫상이 제사상 될 수 있다”고 협박하는 것도 이벤트에 목매는 우리를 농락할 수 있는 기회라고 얕잡아 보기 때문이다. 올림픽은 무엇보다 선수 중심, 경기 중심으로 치러져야 할 스포츠 제전이다. 급조된 평화 이벤트로 우리 선수들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