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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에 요격 옵션 설명한듯

Posted April. 12, 2017 08:36,   

Updated April. 12, 201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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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미사일 요격 카드’는 북한과의 직접적 무력 충돌은 피하면서 미국의 힘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철저히 무시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폐기하고, 트럼프식 대북 ‘전략적 응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본토와 해외 미군기지를 적 탄도미사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중삼중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구축해 놓고 있다. 주한미군에 패트리엇(PAC-3) 미사일 외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북한이 중·장거리미사일 도발 때마다 MD의 감시전력만 가동했을 뿐 요격미사일을 쏜 적은 없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무력 시위’ 수준이었고, 요격미사일을 쏠 경우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해도 미국을 협박할 수 없고, 김정은 정권의 수명만 단축시킬 것이라는 점을 군사적 행동으로 입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가령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나 함경북도 무수단리 인근에서 ICBM이나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을 쏠 경우 동해와 남해에 배치된 이지스 구축함에서 SM-3 미사일을 쏴 격추하는 방안을 실행에 옮길 수도 있다. SM-3 미사일은 30여 차례의 시험 발사에서 90%에 가까운 명중률을 기록했다. 군 관계자는 “요격이 성공하면 김정은의 대미 핵위협 전술은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미국이 항모전단 칼빈슨함을 한반도 인근으로 급파한 이유가 북한을 직접 공격하기 위한 것보다 북한의 미사일 격추용이라고 봤다. 북한 내 핵시설 파괴를 위한 타격 등은 전면전으로 확산돼 한국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 CNN 인터뷰에서 “칼빈슨함이 한반도로 이동한 것은 방어용”이라며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에 발사하면 미 함정들이 (SM-3 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수십 차례에 이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자체를 더는 두고 볼 수 없으며 사전에 억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도 풀이된다. 과거처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에 국제사회가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기 때문에 발사 자체를 못하도록 사전에 적극적인 위협을 가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담도 적지 않다. 북한 ICBM 요격에 실패할 경우 미국의 MD 전력은 물론 대한(對韓) 확장억제의 신뢰성에 타격을 입고, 사드 요격 능력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수 있다. 미국의 요격 작전에 대해 중국이 반발하면서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 수위를 고조시킬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관계자는 “미국의 요격 조치에 맞서 북한이 군사적 보복에 나설 수 있어 실제 요격 전 다양한 군사적 대응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호군사전문기자 zeitung@donga.com · 윤완준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