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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쩌둥’시대 마지막 관문…中전국인대 ‘5大 관전포인트’

‘시쩌둥’시대 마지막 관문…中전국인대 ‘5大 관전포인트’

Posted March. 05, 2018 09:45,   

Updated March. 05, 20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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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왕(習王·시진핑과 왕치산) 체제가 정식으로 공포될 것이다.”

 중국의 정치평론가 후핑(胡平)은 BBC 중문판 기고에서 5일 개막해 20일 폐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한국의 국회 격) 결과에 대해 이렇게 예상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王岐山) 전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국가부주석으로 복귀해 시 주석 장기 집권의 파트너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얘기다.

 왕 전 서기는 지난해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68세가 되면 은퇴하는 공산당의 불문율(이른바 7상8하)에 따라 상무위원(최고지도부)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전국인대를 통해 국가부주석으로 복귀할 것이 유력시된다.

 전국인대에 앞서 공산당 정치국 중앙위원회는 국가주석의 임기(10년) 제한 철폐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헌안을 제기하면서 국가부주석의 임기(10년) 제한 역시 없애기로 했다. 왕 전 서기가 부주석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면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 전 서기는 시 주석 집권 1기(2012∼2017년) 당 사정기구인 중앙기율위 서기를 맡아 반(反)부패 투쟁을 주도했다. 반부패 투쟁은 시 주석의 정적 제거에 활용되면서 시 주석 권력 강화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왕치산을 부주석으로 불러들여 자신의 권력을 위협하는 차세대 지도자들을 견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왕 전 서기는 시 주석이 부주석이던 2009∼2012년 국무원 부총리로 중미관계, 경제 문제를 이끌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왕 전 서기에게 대미관계와 경제정책의 중책을 맡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제츠(楊潔지) 현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외교담당 부총리로,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외교담당 국무위원으로 승진해 왕 전 서기의 외교팀을 보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시 주석의 경제책사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도 국무원 부총리와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장을 겸임해 전국인대의 스타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인자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의 앞날은 어둡다. 중국은 이번 전국인대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당과 국가기구 개혁의 심화’를 내세웠다. 시 주석의 뜻에 따라 당과 국무원의 중복되는 조직 기능을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목이지만 실제로는 국무원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이미 당 내 입지가 상당히 약화된 리 총리는 전국인대를 통해 권한이 더욱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후핑은 “시 주석이 강조하는 ‘당이 모든 것을 영도한다’는 논리는 마오쩌둥(毛澤東)이 문화대혁명 때 제기한 구호”라고 지적했다. 왕 전 서기는 지난해 전국인대에서 “당정은 업무 분담이지 분리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후핑은 “당정 분리를 제기한 것은 덩샤오핑(鄧小平)”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전국인대에서 통과시킬 당·국가기구 개혁은 개혁개방의 덩샤오핑에서 후퇴해 절대권력의 마오쩌둥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중화권 매체들은 대만과 홍콩·마카오 업무 기구가 통합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대만도 주권 범위인 홍콩·마카오처럼 다루겠다는 것이어서 대만의 독립 움직임에 강하게 대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전국인대 대변인을 맡은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부부장은 4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헌법상의 국가주석 임기 제한 규정이 부당하다며 사실상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옹호했다. 지난달 말 임기 제한을 삭제한 개헌안을 공개했다가 예상외로 국내 여론의 역풍을 맞자 개헌 언급을 꺼리던 중국 당국이 전국인대 직전 다시 공세적으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장 부부장은 이번 전국인대 대표로 선출된 2980명 가운데 2976명의 대표가 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11일 표결하는 개헌안은 참석 대표의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통과된다. 전국인대 대표는 당 충성파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부결 가능성은 없다. 중국 유명 대학의 한 교수는 기자에게 “중국 발전을 위해 임기 제한 폐지가 불가피하다”면서도 “반대표가 꽤 나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지식인들 사이에 장기 집권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민감성 때문인지 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식에 입장하는 정협 위원들은 임기 제한 폐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부분 답을 거부했다.

 개헌안에 따르면 전국인대를 통해 설립이 확정될 국가감찰위는 행정기관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또한 국무원보다 형식상 서열은 아래지만 국무원에서 감찰 기능을 제외했기 때문에 사실상 무소불위의 사정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됐다.

 시 주석이 집권 1기 동안 반부패를 앞세워 정적을 포함한 수많은 고위 인사들을 숙청한 결과 권력을 강화한 만큼 국가감찰위의 전방위 사정은 공포정치를 통해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인대 개최를 앞두고 중국 최대의 에너지기업인 화신(華信)에너지공사 예젠밍(葉簡明) 회장이 조사를 받는 등 태자당(太子黨·혁명원로 자제)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정치적 기반인 상하이방(上海幇)에 연루된 재벌에 사정 칼날을 들이댄 것도 감찰위 설립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전국인대 개막일인 5일 국방예산을 발표한다. 중국 내에선 2016년부터 한 자릿수로 떨어진 국방예산 증가율(2017년 7%)이 다시 두 자릿수로 올라설지에 주목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당 대회에서 강군몽을 강조하면서 2050년까지 세계 1위 군사대국으로 올라서겠다고 천명했다. 전국인대를 앞두고 관영 매체들은 2025년까지 핵 추진 항공모함을 건조하겠다는 계획 등 국방비 증가를 정당화하는 보도들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5일에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도 발표된다. 중국은 지난해 질적 성장을 내세우면서 그동안 성장률 7%대 유지를 의미해 온 ‘바오치(保七)’를 포기하고 경제성장률 목표를 ‘6.5% 정도’로 제시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