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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첫 연두교서, 최고의 대북 압박-이민개혁 밝힐듯

트럼프 첫 연두교서, 최고의 대북 압박-이민개혁 밝힐듯

Posted January. 31, 2018 09:40,   

Updated January. 31, 20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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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월 28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위해 처음으로 의회에 들어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얼굴은 굳어 있었고, 특유의 여유와 익살스러운 제스처도 없었다. 의회 데뷔에 앞서 리무진에서까지 원고를 달달 외울 정도로 읽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이후 “처음 미국 대통령다운 품위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 첫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를 발표하기 위해 30일(한국 시간 31일 오전 11시) 의회 연단에 다시 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그간의 국정운영 성과를 홍보하고, 안보와 경제 등의 분야에서 개혁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해법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라지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29일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두교서에서 북한에 대해 최고의 압력을 가하고 그 정권과 맞서는 방안, 러시아를 포함해 전 세계에 걸친 위협을 다루는 방안 등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대북 군사옵션에 대한 의지를 밝힐지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집권 1년 내내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통합 메시지도 내놓을 계획이다. 샤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자신을 찍었던 사람들에게만 이야기하는 게 아닌 통합적인 내용의 연설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야당과 합의 불발로 사흘간 셧다운(연방정부 폐쇄) 사태를 유발한 다카(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에 대해 타협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샤 부대변인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한 국경 안전과 미국의 합법적 이민 시스템을 위한 개혁 방안을 찾고 있다”며 “워싱턴의 밥그릇 싸움을 넘어설 수 있다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이슈들에서 미국인을 위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주디 추 하원의원 등은 이날 연설에 ‘드리머’로 불리는 불법체류 청년들을 초대해 다카 유지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한국인으로는 지난해 다카 수혜로 버지니아공대를 졸업한 조정빈 씨가 초대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개혁정책 수혜자 등 일반인 11명을 초청자 명단에 올렸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해 12월 시행된) 감세정책의 혜택으로 처음 집을 장만하고, 딸들의 교육비까지 마련할 수 있었던 용접공 코리 애덤스가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정부가 사실상 전쟁을 선포한 갱단 MS-13에 의해 살해된 소녀들의 유가족과 멕시코 접경 뉴멕시코주에서 마약과의 전쟁 도중 피격으로 부상한 경찰 등도 초대됐다.

 민주당 하원의원 4명은 연설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거지소굴(shithole)” 발언을 한 데 반발해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현재까지 불참 의사를 밝힌 의원은 프레데리카 윌슨(플로리다), 존 루이스(조지아), 얼 블루메나워(오리건), 맥신 워터스(캘리포니아) 등 4명이다. 윌슨 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아프리카에 혐오스러운 태도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은 예우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일부 여성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검은 옷을 입기로 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