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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보복관세” vs “유럽車 과세”…트럼프發 세계무역전쟁

“3조 보복관세” vs “유럽車 과세”…트럼프發 세계무역전쟁

Posted March. 05, 2018 09:46,   

Updated March. 05, 20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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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폭탄을 터뜨리면서 70여 년간 이어져 온 자유무역기조가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하루 간격으로 철강·알루미늄과 미국산 100개 제품, 다시 자동차 등 품목을 바꿔가며 무역 전쟁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때와 유사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EU와 중국, 캐나다 등 각국이 자국 산업과 근로자를 보호하겠다고 선언해 세계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는 이 같은 보호무역기조가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대공황 당시와 유사한 상황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 시간) 사설에서 “1930년 미국이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시행한 이후 전 세계적인 보복관세로 대공황을 불러왔고 세계 경제도 붕괴됐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 무역전쟁으로 얻을 것이 뭐냐”고 따졌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도 “대공황 당시에 발생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 서명까지 남은 1주일 이내의 시간에 핵심 동맹을 제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WP는 사설에서 “수십 년간 구축돼온 동맹관계와 상호호혜적 자유무역 질서가 미국 대통령의 변덕으로 상처를 받게 됐다”며 “캐나다 일본 한국 독일과 같은 동맹국을 새 관세조치로부터 면제시켜야 한다”고 썼다.

 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과도한 생산을 줄이는 데 관심 있다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EU 캐나다 일본 한국과 협력했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을 화나게 했다”고 지적했다.

○ ‘공격이 최선의 방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세계 주요국이 즉각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은 가만히 있으면 더 위험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 사설에서 이런 이유 때문에 각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을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고율관세 조치에 유럽은 초강도 수위의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유럽연합(EU)이 5일 발표 예정인 추가 관세 부여 미국 제품 리스트에는 미국산 철강을 비롯해, 쌀, 옥수수, 오렌지 주스 등 농산품도 포함될 예정이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추가 관세 품목 중 3분의 1은 철강, 3분의 1은 농산품, 나머지 3분의 1은 산업 제품”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들 품목에 붙는 25% 추가 보복관세는 미국의 관세부과로 유럽 철강·알루미늄 업계가 입는 손해와 비슷하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규제와 미국 국채 매각 등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장예쑤이 전국인민대표회의 대변인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중국에 입히는 손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도 1일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규제가 가해지면 무역 이익과 노동자들을 지키기 위해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제성장전망 하향조정 우려”

 한국처럼 수출의존도가 큰 국가경제는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3.1% 성장해 3년 만에 3%대를 회복했다. 이는 지난해 수출실적이 5737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덕분이 컸다. 한구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지난해 사상최대 수출로 447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9%에서 3.0%로 올려잡으면서 “수출이 세계경제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호무역주의가 지속된다면 정책당국에서 심각하게 살펴야 하는 돌발변수”라면서 “성장전망치를 하향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까지 남은 시간에 관세부과 예외국이 되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 전까지 대미(對美) ‘아웃리치’(Outreach·지원활동) 활동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지난주 워싱턴을 찾아 로비전을 펼치고 귀국했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6일 워싱턴을 다시 찾아 철강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세종=최혜령기자 herstory@donga.com · 위은지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