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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분담금 인상 신호탄

Posted 2017-02-17 08:52,   

Updated 2017-02-1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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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분담금 인상 신호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에 최후통첩(ultimatum)을 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연말까지 방위비를 증액하지 않으면 미국의 방위공약을 조정하겠다”고 밝히자 워싱턴포스트(WP)는 이렇게 논평했다.

 매티스 장관이 제시한 시한은 10개월 뒤인 올해 말. 방위비 인상 문제가 나토 회원국들에 ‘발등의 불’이 된 것이다. 특히 2014년 크림 반도를 합병하는 등 러시아가 노골적으로 서진(西進)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안보 청구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동맹국들이 방위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는 정당하다”고 말했지만 대부분의 회원국 관계자들은 매티스 장관의 노골적인 인상 요구에 깜짝 놀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가 방위비를 문제 삼아 실제로 나토 방위공약에 변화를 줄지는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트럼프로서는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 인상에 나서도록 만드는 게 목적인 만큼 매티스 장관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특유의 협상 카드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현재 미국의 나토 방위비 분담은 트럼프 입장에서는 ‘손해 보는 장사’라고 여길 만하다. 2015년 현재 총 나토 예산 9005억 달러 중 60%가량인 6500억 달러를 미국이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각국이 내는 분담금은 400억∼600억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매티스 장관이 이날 회의에서 “더 이상은 미국 납세자가 서구 가치의 방어를 위해 불균형한 분담을 할 수 없다. 이는 미 정부가 처한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워싱턴에선 일부 나토 회원국들이 추가로 ‘국내총생산(GDP) 2% 이상 방위비 지출’ 기준을 충족하면 나토 동맹을 유지하면서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재 프랑스는 GDP의 1.8%, 터키는 1.69%, 독일은 1.18%를 방위비로 각각 부담하고 있어 2% 기준을 맞출 수 있는 후보국으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가 나토를 상대로 방위비 인상 압박을 공식화한 만큼 다음 차례는 한국과 일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달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한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할 때 더 강하다. 마찬가지로 우리 동맹과 파트너들도 그들의 의무를 인정하기를 기대한다”고 발언했다.

 미 행정부는 탄핵 심판에 따라 한국에서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 새 정권과 주요 한미 이슈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인상 요구는 차기 정부 출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기가 차이 날 뿐 인상 요구는 피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방위비 협상의 또 다른 축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지난달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밝힌 “한국은 미군을 지원하는데 상당히(large amounts) 기여하고 있다”는 외교적 수사만 믿다간 갑작스레 올해 말까지 방위비 인상 요구를 받은 나토 회원국 꼴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