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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지원·韓동조 얻은 ‘김정은 외교’…비핵화 또 헛바퀴 돌까 걱정이다  

中지원·韓동조 얻은 ‘김정은 외교’…비핵화 또 헛바퀴 돌까 걱정이다  

Posted January. 11, 2019 07:43,   

Updated January. 11, 201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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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 정세관리와 비핵화 협상과정을 공동으로 연구·조종하는 문제와 관련해 심도 있고 솔직한 의사소통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보도했다. 특히 “시 주석은 북측이 주장하는 원칙적 문제들은 응당한 요구이며 북측의 합리적 관심사항이 마땅히 해결돼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감했다”고 전했다. 향후 북-미 협상에 중국을 적극 끌어들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같은 북한 매체의 발표는 중국 측 발표에는 없는 내용이다. 중국은 북-미 협상의 훼방꾼이 되지 말라는 미국의 경계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처지지만, 북한으로선 중국이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 달라는 기대를 담은 것이다. 사실 중국도 은근히 바라는 것이다. 지난해 북-미 대화가 본격화되자 중국은 ‘비핵화는 북-미 간 문제’라던 종래 입장을 바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지위’를 내세우며 영향력 행사를 꾀해왔다.

 물론 중국을 빼고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기하기는 어렵다. 6·25 정전협정 서명국으로서 향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에서 중국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에 중국의 입김이 커질 경우 북한은 중국을 등에 업고 터무니없는 배짱을 부릴 수 있고, 한반도 문제가 자칫 미-중 간 전략적 대결의 협상 대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중국이 의장국을 맡았던 북핵 6자회담이 실패한 것도 이런 다자협상 체제의 한계 때문이었다.

 김정은은 중국이란 뒷배를 믿고 올해도 자신이 주도하는 정상외교를 꿈꾸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도 거드는 형국이다. 문 대통령은 어제 신년회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김정은 서울 답방’을 전망했다. 나아가 “남북 경협은 우리에게 예비된 축복이며 우리 경제에 획기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제제재로 당장 할 수는 없지만’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부터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김정은이 노리는 것은 지난해 초부터 6·12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어진 외교 라운드의 재판일 것이다. 이미 중국의 지원과 한국의 동조를 얻은 상태에서 미국을 상대로 담판 외교에 나서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중국이 거들고 한국이 달래는 정도가 지나쳐 한껏 기고만장해질 경우 김정은의 외교는 비핵화라는 본질에서 벗어난 한바탕 쇼가 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6개월의 북-미 협상 실종사태가 보여주듯 그런 실패한 외교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