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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포기 내부설득 못해”  

Posted January. 10, 2019 08:45,   

Updated January. 10, 201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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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다시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밀착을 과시한 이면에는 내부적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의 필요성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다는 이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북-중 경제협력도 기대만큼 못하다는 불안감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9일 “북한 측 인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북한 내부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여 이같이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동맹인) 미국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목적도 결국 북한을 변화시키려는 것으로 여긴다”며 “문 대통령도 완전히 믿지 못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 내부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언급은 북한 측 관계자와 접촉한 복수의 한국 소식통도 전하는 내용이다.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적대 정책을 누그러뜨려야 비핵화 조치가 가능하다는 북한의 선전전일 가능성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김 위원장이 처한 북한 현실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의 다른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중 접경 지역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호텔에는 북한에서 넘어온 무역상들이 북적이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중국 측에 “북한 내부 경제가 매우 어렵다”고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김 위원장의 지난해 3차례 방중으로 북-중 관계가 완연히 개선됐음에도 중국의 실질적인 대북 경제 협력에 진전이 없다”며 서운함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북-미의 실질적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도 또다시 중국을 찾아 시 주석을 만난 배경에 이런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시 주석이 자신을 분명히 지지하고 있고 언제든 지원 의사가 있음을 북한 내부에 보여야 북-미 협상 추진에 대한 내부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 밝힌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계속할 경우”에 모색하겠다고 한 “새로운 길”은 어찌됐든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문에서 경제가 어렵다며 시 주석에게 대북 경제 지원과 실질적인 북-중 경제 협력 확대를 재차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대북제재 해제에 중국이 더 공세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구했을 가능성도 크다. 앞으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친선 우호를 넘어 북핵과 평화체제 등 안보 문제에서 전략적으로 더욱 밀착해 공동 행보를 할 것임을 예고한다.

 리카이성(李開盛) 상하이(上海) 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원 부연구원은 중국의 유력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에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북-미 회담을 앞두고 자신의 외교 협상 칩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함으로써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언제든 카드로 쓸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미국의소리(VOA) 중문판은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각자 필요한 것을 얻은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