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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통 바닥에 놓고 노래로 구걸? 7 대 1 오디션 뚫은 지하철 뮤지션!

동전통 바닥에 놓고 노래로 구걸? 7 대 1 오디션 뚫은 지하철 뮤지션!

Posted February. 14, 2018 09:24,   

Updated February. 14, 20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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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2일 오후 3시, 프랑스 파리 지하철 리옹역사의 지하 복도 한구석에서 두 명의 뮤지션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인더캔’이라는 그룹으로 활동 중인 네일르(30)와 줄리앙(25) 형제는 복도 벽에 홍보 포스터를 붙이고 기타와 마이크를 조율하며 20분 넘게 정성스레 공연을 준비했다.

 준비가 끝나자 줄리앙은 바닥에 기타 가방을 펼쳐 놓고 자신들이 작곡하고 부른 노래가 담긴 CD를 올려놓은 뒤 그 안에 동전 몇 개를 던져 놓았다. 그는 “시민들의 지갑을 쉽게 열기 위한 팁”이라며 웃었다.

 노래가 시작되자 바쁘게 지나가던 파리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30분 후 기타 가방 안에는 시민들이 던져 준 돈 40유로가 쌓였다.

 매일 500만 명이 오가는 파리 지하철 역사 300곳에서는 인더캔처럼 노래나 연주로 먹고사는 뮤지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전 통을 앞에 펼쳐 놓았다고 이들을 노래로 구걸하는 걸인 정도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파리교통공사(RATP)로부터 배지를 발급받아야 노래를 부를 수 있어 아무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게 아니다.

 이 배지를 받으려면 6개월마다 열리는 오디션을 통과해야 한다. 최근 오디션에 2000명 이상이 몰려들었다. 7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300명의 지하철 뮤지션들은 예외 없이 6개월마다 이런 오디션을 다시 거쳐야 한다.

 1997년 이 프로그램을 처음 만들어 ‘지하철 뮤지션의 대부’로 불리는 RATP 앙투안 가조 예술감독은 “파리 시민에게는 수준 높은 음악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젊은 뮤지션에게는 관객들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뮤지션들 사이에서 지하철 뮤지션이 인기가 좋은 이유는 일단 수입이 쏠쏠하기 때문. 인더캔의 줄리앙은 “충분히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돈이 모인다”고 말했다.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세계적인 펑크 기타리스트 케지아 존스나 프랑스 국민 샹송가수 자즈 역시 파리 지하철 뮤지션 출신이다.

 실력이 뛰어나다 보니 팬들도 생겨났다. 파리 외곽 생클루에 사는 20대 블랑딘은 매주 금요일 인더캔 연주를 감상하기 위해 리옹역을 찾는다. 콘서트장에 온 듯 맨 앞줄에 서서 몸을 흔들며 음악을 듣던 그는 “샤틀레 전철역에서 이 팀의 공연을 보고 첫눈에 반해 매주 온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역사에서는 각 팀이 시간을 정해서 노래를 한다. 5개 노선이 교차하는 레퓌블리크역에선 2일 오후 한 시간 단위로 팀들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더캡틴’ 이름으로 바이올린을 켜는 소피(27)와 노래를 부르는 시몽(34)은 “우리는 사람들이 던져 주는 동전을 격려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꿈과 열정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