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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준 세리머니에 곽윤기-서이라 함박웃음

임효준 세리머니에 곽윤기-서이라 함박웃음

Posted February. 13, 2018 08:56,   

Updated February. 13, 201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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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원들을 향한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11일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에 참가한 쇼트트랙 대표 임효준(22)은 시상대에 오르며 세리머니 3개를 연달아 선보였다. 왼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툭툭 턴 후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편 오른손을 흔든 뒤 잠시 손을 입에다 붙였다 떼며 검지로 하늘을 가리켰다.

 어깨를 터는 세리머니는 남자 대표팀 맏형 곽윤기(29),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펴는 건 둘째 서이라(26) 특유의 세리머니다.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맛본 임효준이 이처럼 자신의 세리머니 앞에 형들을 따라 한 건 동료들을 향한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일곱 살 어린 동생 임효준의 애정표현에 곽윤기는 해당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서이라도 ‘좋아요’로 화답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황금빛으로 장식한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찰떡 케미스트리를 선보이고 있다. 빙판 위 빼어난 실력은 물론이고 경기장 밖의 톡톡 튀는 모습에 팬들은 남자 대표팀에 ‘빙판소년단’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방’을 얼음 빙(氷) 자로 바꾼 것이다.

 맏형 곽윤기와 막내 황대헌(19)의 나이 차만 열 살이지만 그 어느 대표팀보다 허물없이 잘 지내고 있다. 선수촌 숙소 배정만 봐도 그렇다. 통상 국제대회에 출전한 대표팀이 연차 순으로 숙소를 배정하는 것과 달리 남자 대표팀은 가위바위보로 평창 올림픽 숙소를 정했다. 그 결과 가위바위보에서 진 순서대로 황대헌과 서이라가 한방을, 곽윤기는 홀로 떨어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과 같은 숙소를 쓰게 됐다. 빙상 선수들이 묵는 강릉선수촌은 방 3개짜리 숙소에서 4명이 생활한다. 큰 방은 2명이 함께 쓴다.

 분위기 메이커는 맏형 곽윤기다. 서이라는 “후배들을 잘 챙겨주고 대화도 잘 맞춰준다. 분위기 메이커는 단연 윤기 형”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남자 대표팀 중 유일하게 올림픽을 경험한 곽윤기는 취재진 앞에서 각오를 밝힐 때도 마이크를 도맡는다. 곽윤기는 밴쿠버 대회 당시 팬들이 동방신기에 빗대 대표팀에 붙여준 ‘동빙신기’의 일원이기도 했다.

 톡톡 튀는 건 서이라도 마찬가지다. 평소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그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자작 랩을 선보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평소 믹스트존 등에서 과묵하고 침착한 편인 막내 황대헌도 형들 앞에서는 애교를 마다하지 않는 영락없는 막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이라와 황대헌은 남은 500m, 1000m 등에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탄탄한 팀워크를 맞추고 있는 남자 대표팀이 2006년 토리노 대회 이후 명맥이 끊긴 남자 5000m 계주 금메달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한동안 국제대회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던 한국 남자 계주는 지난해 11월 서울 목동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차 월드컵에서 모처럼 우승을 차지하며 희망의 가능성을 높였다.

 당시 약 3년 만에 월드컵 금메달을 목에 건 대표팀은 시상식에 앞서 마네킹을 연상시키듯 갑자기 동작을 멈추는 세리머니를 선보여 안방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시즌 초부터 준비했던 세리머니를 올림픽 전 마지막 대회에서 선보였다. 임효준의 1500m 금메달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대표팀이 남자 계주에서도 세리머니를 하며 함께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