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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후방기지를 가다

Posted 2017-12-06 09:49,   

Updated 2017-12-0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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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락된 장소 이외의 사진 촬영은 안 됩니다….”

 북한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난달 29일 오후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 미 해군기지 정문. 신분 확인을 거쳐 내부로 들어서자 미 측 관계자가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기지 곳곳에는 검푸른 도쿄(東京)만을 배경으로 최신예 함정과 잠수함들이 즐비했다. 미 해군의 최대 기지인 이곳에는 주일 미 해군사령부가 있다. 로널드 레이건 핵추진 항모강습단이 주축인 미 7함대의 모항(母港)이기도 하다. 미 7함대의 작전구역은 한반도를 포함한 서태평양부터 인도양에 이른다. 요코스카 기지가 미일동맹의 ‘심장부’로 불리는 이유다.

 버스를 타고 4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기지에서 가장 큰 드라이독(선박 건조·수리독)에 도착했다. 미 7함대의 기함이자 지휘함인 블루리지함(1만9700t·길이 194m)의 거대한 위용이 눈에 들어왔다. 인근 해상에서 임무·훈련을 마치고 복귀해 정비와 물자 보급을 하고 있었다. 블루리지는 미 7함대의 모든 함정과 전투기를 지휘 통제해 전투 임무를 수행한다. 육해공군 주요 지휘관들이 올라 합동작전을 수행하는 중앙통제소도 갖추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에도 여러 차례 참가했다.

 인근 부두에는 미 7함대의 핵심 전력인 이지스함들이 정박돼 있었다. 앤티텀(CG-54)과 챈슬러빌(CG-62), 샤일로(CG-67) 등 3척의 이지스순양함, 베리(DDG-52)와 커티스윌버(DDG-54) 등 2척의 이지스구축함이었다. 대부분 한반도 인근에서 연합훈련과 북 미사일 도발 대응 임무에 참여한 함정들이다. 이들은 유사시 주일미군 기지와 항모강습단을 공격하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 SM-6미사일을 싣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모든 장병은 한반도 유사시 즉각 출동해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맞은편 부두에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최대 헬기호위함인 이즈모(1만9500t)와 욱일승천기를 단 잠수함들이 보였다. 2015년 취역한 이즈모의 갑판은 길이 248m, 폭 38m로 헬기를 9대까지 실을 수 있다.

 요코스카 기지는 일본 내 유엔군사령부 후방기지(7곳·주일미군 기지) 중 1곳이다. 한반도 전쟁 발발 시 유엔군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 겸직)이 요청하면 이들 기지의 전력은 한반도에 즉각 투입된다. 한국군 관계자는 “유엔사 후방기지와 한국 안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방문한 도쿄의 요코타(橫田) 미 공군기지도 후방기지에 속한다. 미 5공군 사령부의 거점이자 주일미군사령부가 위치한 기지 내 활주로에서는 10여 대의 C-130J와 C-17 수송기 등이 목격됐다. 요코타 기지는 평소에는 한산하지만 한반도 유사시에 미 증원전력의 군수품과 병력의 최대 집결지로 변모한다.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沖繩)에서는 미일동맹의 현주소가 더 극명히 드러난다. 오키나와는 주일미군 전력의 75%가 배치된 전략 요충지다. F-22와 F-35B 스텔스전투기 등 첨단전력과 대규모 해병대가 포진해 있다. 4일부터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 중인 한미 연합 공중훈련(비질런트 에이스)에 참가한 F-22 6대도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 소속이다.

 지난달 30일 찾은 후텐마(普天間) 기지 내 활주로에는 MV-22 오프스리(미 해병대용 수직이착륙 수송기) 5대와 CH-53 중형헬기 등이 목격됐다. 이 밖에 CH-46 수송헬기, AH-1Z 공격헬기, UH-1N 기동헬기 등 48대의 항공기가 배치돼 있다. 이곳에 주둔 중인 해병대원 2500여 명은 한반도 유사시 MV-22와 대형강습상륙함을 타고 최단시간에 출동한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