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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韓中 경협 ‘사드 이전’과는 확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韓中 경협 ‘사드 이전’과는 확 달라져야 한다

Posted 2017-11-14 09:23,   

Updated 2017-11-1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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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리커창 중국 총리를 만나 양국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은 이틀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마무리하고 한중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한 합의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에 앞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5년 내 아세안과의 경협관계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4강 국가 수준으로 높이는 ‘미래 공동체 구상’을 제시했다.

 작년 7월 사드 배치 이후 사드 보복에 따른 우리 기업의 피해가 13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마당에 한중 경협이 재개된다면 기업의 불안감은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다시 돌아오고 한류 열풍을 활용한 문화 교류가 활기를 띠는 단편적인 호재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사드 갈등 이후 펼쳐지는 한중 경협 국면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의 태도와는 그 이전과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중국은 한국에서 중간재를 들여와 조립해서 수출하는 가공무역 중심이었지만 이제 중간재부터 완제품까지 자체 생산하는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 게다가 시진핑 체제의 중국은 수출 주도에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기로 했다. 사드 보복은 산업 재편의 연장선상에서 생긴 일이다. 중국이 내수 시장을 키우기로 한 만큼 상품 수출에 치중된 수출품목을 서비스 품목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산업 구조가 완성형에 근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상품의 기술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미 중국 기업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글로벌 순위를 다투는 수준이지만 삼성전자의 대중(對中) 매출이 줄지 않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의 경쟁력 덕분이다. 반도체 뿐 아니라 바이오, 환경 분야에서 기술력을 높여 시장을 선점해야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을 우리 기업의 판로로 활용할 수 있다.

 시장도 다변화해야 한다. 과거 중국이 한국에서 반도체 부품을 들여와 완제품으로 조립해 재수출했던 무역구조가 고스란히 동남아로 옮아갔다. 문 대통령이 합의한 아세안과의 경협 확대는 제조업 수출기지를 늘리는 기회가 된다. 경협은 국가 간의 실리적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야 제대로 작동한다. 아무리 북한 핵문제 해결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더라도 중국의 경제적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제2, 제3의 사드 보복은 재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