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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강대강 대결…문, 한미동맹부터 다져라

트럼프-김정은 강대강 대결…문, 한미동맹부터 다져라

Posted 2017-09-23 08:21,   

Updated 2017-09-2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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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이 어제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무엇을 생각했든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틀 전 “북한 완전 파괴”를 경고하고, 어제는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관·개인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전격 발표하자 김정은이 직접 맞대응한 것이다. 북한 최고권력자의 성명 발표는 처음이다.

 미국과 북한 최고지도자 간 ‘말폭탄’ 전쟁 수위는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옵션’까지 거론하더니 어제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이란식 세컨더리 보이콧은 물론 북한에 다녀온 선박·비행기의 미국 입항·입국을 제한하는 내용의 대북 금융·물류 봉쇄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맞서 김정은은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했다. 북한 외무상은 그것이 ‘태평양 상에서 하는 역대급 수소탄 시험’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같은 북-미 ‘강 대 강’ 대결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이 미국 앞바다에 대형 도발을 감행할 경우 미국은 정밀폭격 같은 군사적 대응에 나서지 않을 수 없고 이에 북한이 서울을 재물로 삼아 도발을 감행하면 한반도는 전쟁의 불바다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물론 갈등이 극한에 이르면서 어느 한쪽이 충돌 직전 급브레이크를 잡으면 대화국면으로 급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어떤 시나리오든 우리 정부로선 비상한 각오로 대처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포함한 한미일 정상 오찬회담에 잇달아 참석해 최고의 대북제재를 위한 3국 공조를 다졌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에선 최첨단 무기 도입·개발을 통한 방위태세 강화와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배치 확대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미일 두 정상은 제재와 평화를 함께 외치는 문 대통령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특히 아베 총리는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다시 거론하며 “지금이 그럴 때인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자칫 한반도가 전화에 휩싸일 수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으로선 미국에 무조건 동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북 비난을 쏟아낸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대해선 국제사회도 싸늘한 분위기다. 미국에 밀착하며 ‘한국 왕따’를 조장하는 듯한 일본의 행태도 곱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정치의 냉엄한 현실에서 위기일수록 선택이 분명해야 한다. 지금은 무엇보다 한미동맹을 단단히 다지면서 북한이 또 다른 도발을 생각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문 대통령이 바라는 대화 국면도 앞당길 수 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