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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달걀’

Posted 2017-08-12 08:59,   

Updated 2017-08-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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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6년 3월8일자 동아일보에는 ‘學童(학동)들에 이 죽이는 약’이란 제목의 토막 기사가 실렸다. ‘군정청위생과에서는 아동의 위생을 도모코저 7일 하오 2시부터 시내 각학교 아동들을 운동장에 줄지워세워노코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또 옷속까지 흰회를 뒤집어씌웠다. 이 약은 흰회가루가 아니고 시내위생화학연구소에서 발명한 ’디디티‘로 만든 이 쥐기는 약이다’.

 ▷광복 직후 혹은 6·25 전후를 기록한 빛바랜 흑백사진 속에는 하얀 분말을 뒤집어쓴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벼룩 등 해충을 박멸하는 DDT의 획기적 위력을 발견한 사람은 스위스 화학자 파울 뮐러였다. 그는 공공건강에 기여한 공로로 194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DDT는 발진티푸스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 퇴치와 농작물 생산량 증가에 한 획을 그은 살충제로 각광받았으나 30여년 만에 내리막길을 걷는다. 1962년 작가 레이첼 카슨(1907∼1964)이 출간한 ‘침묵의 봄’이 계기였다. 그가 DDT 남용이 가져온 생태계 파괴 문제를 제기한 뒤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DDT 퇴출은 70년대 들어 시작됐고 한국은 1979년 금지했다.

 ▷요즘 유럽 전역이 ‘살충제 달걀’ 때문에 공포에 떨고 있다. 네덜란드, 벨기에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다량 검출된 달걀이 발견된 데 이어 루마니아 덴마크 등 10여 개 수출국에서도 살충제 달걀이 발견됐다. 피프로닐은 이 벼룩 진드기를 구제할 때 사용하는 독성 물질로 닭 같은 식용 가축엔 사용이 금지돼 있다.

 ▷어쩌다 달걀 프라이도 마음 편히 먹지 못하는 세상이 됐을까. 벨기에 회사가 살충효과를 높이려고 독성물질이 들어간 살충제를 만들고 네덜란드 방역업체가 닭 진드기를 잡으려고 사용한 것이 발단이 됐다. 잘 사는 유럽에서도 이런 후진적 재양이 발생했다니 놀랍다, 살충제 달걀로 인한 인명 피해는 아직 없어도 수백만 마리의 닭들은 폐기처분될 운명이다. 가장 값싸고 편리한 단백질 공급원인 달걀, 당분간 유럽의 식탁에서는 공포의 대상이 될듯하다.